독산동 우시장 쇠고기 회식

팀 회식으로 독산동의 우시장에 다녀왔다.
내가 소속한 실의 실장님께서 적극 추천하시고 크게 쏘신다고 해서 
팀장님 차와 실장님 차를 얻어타고 팀원들이 먼 길을 다녀왔는데
역시 회식은 배터지게 먹어야 제격, 후회없는 자리였다,
사진 없이 말로만 푸는 음식 리뷰, 지금부터 시작!

초등학교 저학년때쯤의 한 때를 떠올려보면,
아버지가 어느 날 맛있는것 먹으러 가자면서 데려간 곳이 있었는데,
제주 도축장 근처의 소고기 요리집이었다.
아버지 친구분들 과 가족 해서 10여명 되는 사람들이 모여서
그날 잡은 소의 모든 부위를 먹기 시작했는데,

먼저 간, 천엽, 등골, 골, 지라 등등 날로먹는 것들을 해치우고
갈비, 등심, 안창살, 토시살, 살치살 등등 구워먹는 것들을 해치운 다음
육회와 주물럭을 구워먹은 뒤, 주물럭을 포장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코스였다.
아침 9시쯤 시작한 식사가 저녁에 해가 진 후에 식당밖으로 나왔으니
정말 장대한 만찬이 아닐 수 없었다.

20년정도 된 일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이 나고,
나도 어른이 되면 저렇게 또 꼭 먹어야겠다고 다짐을 했었지만,
나처럼 고기를 먹는 사람을 10명이나 모으려고 하니 엄두가 안나서 실행을 해보지는 못했다.

어릴적 기억과 같이 장엄하지는 않았지만 독산동 우시장에서의 회식은 
그때의 기억을 조금이나마 복원해주는 것 같아서 무척 즐거웠는데,
우시장으로 가는 동안, 그리고 고기가 나오기 시작할때에
애써 내색을 안하려고 해도 초등학생처럼 들뜨는 모습을 주변 사람들에게 들킬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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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 포장마차라고 되어있는 곳에 들어가면, 
신림동 순대타운처럼 열린 공간에 구획을 나눠서 여러 식당들이 영업을 하고 있는데
식당 하나당 15석 정도만 마련된 꼴로 작은 식당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다.

기본 세팅되는 반찬은 
콩나물 데친것, 김치, 양념장(마늘-청양고추-간장 ), 마늘, 양파 등이 준비되고
날것으로 소 등골, 간, 지라, 천엽과 참기름 소금장이 준비된다.
고기는 중앙공급식 가스불위에 쇠테두른 돌판(?)에서 굽도록 되어있고,
모듬구이(등심, 토시, 차돌백이 등) 200g에 17,000원 정도하지만
시장인심이라 고기를 덤으로 후하게 더 주시는 것 같다.

고기는 함께 구운 양파, 마늘과 함께 데친 콩나물을 얹어서 양념장에 푹 적셔 먹으면
입안에서 고소함과 산뜻함의 향연이 벌어진다.

고기를 다 먹고 나면 불판에서 볶음밥을 해 주시는데,
차돌백이를 잘게 잘라서 볶은 뒤 신김치와 함께 밥을 볶는다.
고기를 먹어서 입안에 꼈던 기름을 신김치의 산뜻함이 깨끗이 벗겨주는 셈이어서
배터지게 고기를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볶음밥도 깨끗하게 먹어 치우게 된다.

고기 자체의 맛을 평하자면 솔직히 우리 동네에 있는 한우마당 고기가 맛있었다.
여기서 먹은 고기는 조금 고소한 맛이 덜한 편이었는데,
나는 소고기에는 노린내가 고소하게 나야 맛있게 느끼는 편이라
어쩌면 이곳의 특제 소스가 고기냄새를 중화시켜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내돈으로 먹는 고기가 아니라 열심히 먹기는 했지만 
조금 더 먹을 수 있는 상태에서 체면상 멈춘것이 못내 아쉽기도 하다.

독산동 근처에 산다면 종종 찾을지도 모르겠지만
서울에서 또하나의 고기 특수지구인 마포에 살고 있는지라 
당장은 동네 고기를 충분히 즐겨줄 생각이다.
접근성이 있으신 분들은 한번 방문하셔도 좋을듯.

by 푸른달팽이 | 2009/10/30 16:03 | 리뷰로그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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