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이가 어린이집에 나가기 시작했다. by 푸른달팽이

오늘부터 지민이가 어린이집에 나가기 시작했다.
우리 아파트 단지 내 1층에 새로 어린이집이 생겼는데, 개원과 동시에 입학을 시키게 되었다.

몇 달 전부터 어린이집을 물색을 하고는 있었는데,
아내가 전업주부인데다가 처가댁이 바로 아파트 옆동인지라
맞벌이 가정보다는 다소 긴급하지도 않았고,
주변에 썩 마음에 드는 어린이집도 없는데다가, 이미 원아들이 다 차있는 상태였고,
근래에 들어서 어린이집 관련하여 흉흉한 사건들이나 보도가 눈에 많이 띄어서
망설이며 결정을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터에 몇주 전부터 바로 옆 동 1층에 새로 사람이 이사를 들어오는지
밤 늦게까지 마루까지 뜯어내며 인테리어 공사를 새로 하는게 눈에 띄더니
공사가 끝나자 각 동마다 어린이집 개원 안내 포스터가 붙었다.

새로 만들어지는 어린이집이라 운영에 열심일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베란다에서 바로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어서 가까워 좋았고,
개원과 동시에 입학하면 전학생 꼴이 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어서 마음에 들었다.
또, 근래의 흉흉한 보도들에 민감해진 부모들을 위해
안전설비나 위생, 식단과 같은 부분도 꼼꼼하게 계획하고 있었기에 어느 정도 안심이 되었다.
지난 한 주동안 오픈하우스 형식으로 자유 이용 방문 기간이 있어서 직접 찾아가 봤는데
시스템이 적절히 갖춰져 있다는 느낌이어서 운영을 잘 하리라 믿고 맡기기로 마음 먹었다.

오늘 처음으로 아침부터 오후까지 지민이가 어린이집에 있었는데
선생님이 연락장에 이렇게 써 주었다.
지민이 적응 100%입니다.
한 번도 엄마를 찾지 않구요
점심 급식은 펭귄, 코알라 반에서
많은 양을 잘 먹었답니다.
점심급식 후 한 시 반 정도에 잠이 들었어요.
노래도 부르고 책도 읽고 숨바꼭질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왠지 첫 문장이 개콘..)
평소 성격으로 봤을때 엄마 찾고 울거나 하지 않을거라고는 기대는 했지만
무난히 잘 적응해서 다행스럽다.
같은 또래 아이들과 있어서인지 어제보다 훨씬 사용하는 어휘가 늘어난 것 같다.
집에서 안가르쳐줬던 것들을 조금씩 배워와서 달라지는 행동에 좀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조금씩 배우며 변해가는게 삶이니까. 잘못배우더라도 고쳐 배워가야 하는 거고...

지민이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초등학교때 아버지께 보이스카웃에 들고 야영을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을 때
아버지가 못하게 했던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야영가서 사고라도 생길까봐 걱정하셨겠지.
내가 대학 들어갈 때도 걱정하셨겠지. 지금도 직장에 잘 적응하는 지 걱정하시겠지.

나는 어린이집이나 걸스카웃 정도 쯤에 걱정하지 않고
원한다면 필요한 모험을 할 수 있게 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걸스카웃이 아니라 조기유학이라던가, 정규 학업 중단이라던가 하는 도전에 대해서는
그때 나는 어떤 판단을 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