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물질 출현의 추억

주말이라 포스팅 한 건 해야 하는데 어느 떡밥을 물어야 할까 고민하던 중
자그니님의삼청동 소야미 - 머리카락 나오면 어떻게 하세요?를 읽게 되었다.

나는 식성이 무던하고 사람들과 트러블 일으키는 것도 싫어하는 편이라
나와 함께 있던 사람이 경우를 당하는 때라면 모를까
내 음식에서 무언가가 나온다고 해도 슬쩍 치워두고 그냥 계속 먹는 편이다.

하지만 그냥 먹을 수 없는 경우도 가끔 발생하는데
그 이물질로 인한 생화학적(-_-) 위험이 예상되거나 하면
일단 조용히 숟가락을 놓고 먹는 것을 그만 두는 정도이다.
이정도면 상당히 도에 지나치게 소심하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물질로 인해 먹는 것을 멈췄던 것은 두어번 정도였던 것 같은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나는 때가 2000년 여름 점심에 회사 사람들과 갔던
어느 순대국밥 집의 일인 것 같다.
순대국에서 구더기로 추정되는 생물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일단 갑자기 밀려오는 혐오감에 나 자신은 더이상 숟가락을 들 수가 없었는데,
내가 이 사실을 옆사람들에게 알리면
옆사람들에게는 그저 불쾌한 정도가 아니라
헛구역질(혹은 구역질)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냥 입맛이 없다며 숟가락을 놓고 사람들이 다 먹기만을 기다렸었다.

막상 그러고 있자니 뒤늦게라도 '사실 구..더기..'라고 말해주자니
그런거 있으면 빨리 이야기하지 왜 먹는 동안 기다렸냐고 혼날까봐 그냥 기다렸던 기억이..

다른 사람이 다 먹는 동안 나는
내가 본 것이 혹시 껍질이 벗겨진 새우젓은 아닐까 하고 수차례 확인했지만
정말 구더기였고..
나갈때 주인아저씨한테 조용히
'여기 해양생물이 아닌 것이 있어요'하고 보여주며 나갔다.

그 이후에도 그 순대국집에서 또 순대국을 먹은 것을 보면
나는 상당히 소심하거나 혹은 먹성이 좋은가 보다.
하지만 그 때의 일을 생각하면 식욕이 싹 달아날 때도 간혹 있다. ^^

(앗.. 음식밸리로밖에 보낼 수 없다니 -.-)

by 푸른달팽이 | 2008/11/23 23:56 | 푸른이야기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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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릴렉스 at 2008/11/26 17:47

제목 : 조용히 살자고?
얼마전에 사무실에서 점심을 먹으러 갔을때 일이다. 쌈밥집이었는데 상치에 음식물 찌꺼기가 묻어 있었다. 재활용이라고밖에는 볼 수 없는 상황이었고, 결국 나는 거기서 큰 소리로 화를 냈다. 주인과 종업원은 음식찌꺼기가 아니라고 했지만... 하지만 황당한건 동료들의 반응이다. "그렇게 화를 내면 그냥 먹는 우리는 뭐에요?" "전에도 화냈어.." (볶음밥에서 바퀴벌레 나왔는데 화내야지.. 그냥 먹는 너네가 이상해) "식당이 다 그렇죠.. 뭐.." 이해......more

Commented by 山田 at 2008/11/24 00:22
근데... 그건 인정상... 으로라도... 동료분들에게 말씀을 해 주셔야... 하는 게 아닐지... (;;;) 딱히 말해주고 싶지 않은 동료였다거나 하는 뒷사정이 있었다면야... 상관 없겠습니다만... 앞으로 한 달 정도는 순대국은 못 먹겠군요... (ㅜㅜㅜㅜㅜㅜㅜ)
Commented by 푸른달팽이 at 2008/11/24 00:31
그런 후회 때문인지 더 잊혀지지 않는 추억인 듯 하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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