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의 이직률이 높은 이유(?)

나도 지금의 회사가 3번째 내지는 4번째 회사이지만,
주변의 사례를 관찰해 볼 때 프로그래머는 다른 직업보다 이직률이 높은 편인 것 같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가
근래에 주변에 이직을 하거나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는 횟수가 많아져서
이직을 하려는 이유가 뭘까 하고 진지하게 고민해본 결과...

내 생각에는 개발자의 특성상
개발자 자신의 능력과 역량에 의해서 가치를 평가받기 보다는
자신이 만들고 있는 상품의 가치에 의해서 그 개인도 평가받는 현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예컨데 똑같은 수준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개발자라고 하더라도
NHN에서 근무하고 있느냐, 하나포스닷컴에서 근무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임금은 달라진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름없는 게임개발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월등히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개발자보다
유수 포털 기업에서 일하는 적당한 능력의 개발자가
금전적, 비금전적으로 높은 가치를 부여받고 있다.

게다가, 개발 능력이라는 것은
경쟁업체에 이직하여 적응하기 위한 "능력 이식"이 쉽다는 것도 한 몫을 더하는 것 같다.
말하자면 A 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이 B 자동차 공장으로 이직하는 것이나
맥주회사에서 일하던 상품 개발자가 청량음료 상품 개발자로 이직하는 것 보다야
블로그 서비스 개발자가 미니홈피 서비스 개발자로 이직하는 것이 훨씬 쉽다는 것이다.
나아가 포털 개발자가 은행 전산 시스템 개발자로 이직하는 것도 다반사이다.

요약하자면,
능력의 캡슐화가 잘 이루어져있어서 이식성이 뛰어나고,
어느 곳에 이식하느냐에 따라 중요/비중요의 평가 정도가 달라지게 되며.
소속 사업의 수익성 여부가 연봉을 좌우하기 쉬운 것이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생각해보면, 프로그래머가 아니더라도 많은 이공계 직업들이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고
가깝게는 UI/UD/UX 디자이너도 비슷하고, (서비스 기획자는 좀 사정이 다르다)
일부 인문계 계통 직업(재무, 인사, 회계 등)도 이런 특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은 특히 이 특성이 강한 것 같다.

막말로, 지금이랑 똑같은 일 하고 돈 더준다는 회사가 있는데 왜 이직하지 않겠는가?
싫으면 나가라고 하면 쌩유 하면서 정말 나가버린다.

이러한 처지에 있는 개발자라는 직군을 어떻게 인식하고 보상하고 관리해줄까에 대해
많은 회사들은 심각하게 고민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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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달팽이 | 2008/09/21 23:01 | 공장이야기 | 트랙백(4)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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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webnari's me.. at 2008/09/23 11:01

제목 : 윌슨의 생각
프로그래머의 이직율이 높은 이유...more

Tracked from Beat Talk at 2008/09/23 17:21

제목 : 이직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비단 프로그래머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잦은 이직은 그 횟수만큼 나머지 구성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킨다. 이를 막기위해서는 끊임없이 직원들의 가치가 평가절하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more

Tracked from 흐르는 강물처럼 at 2008/09/23 18:15

제목 : 프로그래머의 이직률에 대해.
"개발자 자신의 능력과 역량에 의해서 가치를 평가받기 보다는 자신이 만들고 있는 상품의 가치에 의해서 그 개인도 평가받는 현실...." 와 닿는다. 어떻게 보면 회사입장에서는 다수의 직원들의 능력을 일일이 파악해서 그에 따르는 보상을 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개인의 output을 가지고 그 개인도 평가하는 것이 어느정도 객관적인 방법이라 여기는 것 같다.. 문제는 output을 만드는 과정에서 최선을 다 하지 않는 개발자가 누가 있겠냐하는 것이......more

Tracked from Start-up Win.. at 2008/09/23 23:57

제목 : 개발자라는 이름의 삶(?)
나는 아직 학생인지라, 앞으로 무엇으로 밥벌어 먹을지에 대한 고민을 종종한다. 앞으로 겪을 일들에 대한 막연한 걱정과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졸업하신 선배들이나 주변의 많은 분들을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 하는 편이고, 이제는 전산학과 관련된 전공 서적보다 컴퓨터 관련된 교양서적을 더 많이 찾고 또 보게된다. 그러다 오늘 Iguacu Blog의 이라는 글을 읽고 푸른 달팽이 님의 라는 글까.....more

Commented by reong2005 at 2008/09/22 05:15
프로그래머들의 직업 특성상 성과금 제도나 아님 소속업체의 주식배분등을 통하여 종속케하는 것이 바람직 할 듯...개발자등은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더블어 엄청 자부심을 갖고 사는 부류들중의 하나이므로 거기에 맞는 대우를 해 주어야 좋을 것으로 사료됨. 1명의 개발자가 대박을 터트리는 경우가 종종 있음을 우리는 가끔 보아온 터라...개인적인 내생각...
Commented by 푸른달팽이 at 2008/09/22 10:07
프로그래머는 그런 면에서는 영업사원과도 비슷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저술가하고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포립 at 2008/09/22 05:19
고민...하는지 안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환경은 무진장 열악하고 대우도 부실한데 중소기업은 돈 없단 소리만 반복하죠. 수요는 무진장 많은데 써 먹을 인재는 적고, 공부는 어렵고... 이직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쓰신 글 잘 보고 갑니다.
Commented by 푸른달팽이 at 2008/09/22 10:08
저도 중소기업에 있을 때, 개발직군의 최고 연봉자와 타 부서 최고 연봉자의 연봉차에 놀라서 퇴직 결심이 더 굳어졌었지요..
Commented by JOSH at 2008/09/22 10:44
옛 동화에 있듯,
기르는 양을 돌보던 목장주가 새로 온 산양들을 묶어두려 더 잘 대접하고,
기르던 양들은 그걸 보고 오히려 목장을 떠나버리지요.

자기 품안에 있는게 귀한 줄 모르는게 옛부터의 풍습(?)인듯 해서...
(아 뭐 귀하기나 하겠습니까마는...)
Commented by 푸른달팽이 at 2008/09/22 10:46
목장주가 기르던 양들은 떠나버리지만
곧 다른 목장에서 기르던 양들이 목장으로 오는 현상이;;;

양들은 목장에서만 살 수 있으니까요..
Commented by JOSH at 2008/09/22 11:05
그렇죠.
그렇게 갈데가 있으니 이리저리 떠도는 거니까요.
Commented by Outsider at 2008/09/23 17:04
많이 공감되는 내용이네요. 연차는 짧지만 제가 느끼기로는 윗선에서 뛰어난 개발자와 안뛰어난 개발자를 구별하지 못하는것도 큰 문제가 아닌가 싶더군요.(물론 사업말아먹지 않고 결과물은 나왔을 경우에요..) 돌아가냐 안돌아가냐로 하다보니 뛰어난 개발자도 별로 인정을 안해주고 인정못받으니까 이직고민하게 되고 이런것이 반복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사실 티가 나기 어려운 부분인것도 사실이고요
Commented by 푸른달팽이 at 2008/09/23 17:33
구별하지 못하는것도 문제지만, 애써 구별하려 하지도 않고, 할 필요도 없는 현실도 문제같습니다...
Commented by HOok at 2008/09/29 18:15
연봉따라 움직이다 보면..어느사이 설자리가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겁니다. 이건 100%확실합니다. 제 주위를 보니 다 그렇더군요. 옮길때는 현재 있는 곳에서 무엇을 이루어놓았는가를 꼭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것 없이 2-3년에 한번씩 매뚜기 뛰듯 옮기다 보면 10년차쯤 되었을때는 아무데로 갈데가 없습니다.
Commented by 푸른달팽이 at 2008/09/29 18:23
항상 무엇인가 이루고, 무엇인가 이루었다면 잘 기록해둬야겠습니다.
그냥 한 회사에서 10년차 되었다 해도 갈데는 없을 것 같기도 하니
몇번 옮기기는 옮겨야 할텐데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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