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굽기 게임에 대한 공상

고기집에서 혼자 고기먹기 가이드로 인한 방문자 폭발이 이제 조금 진정된 것 같다. 

처음에는 이오공감과 밸리 인기글로 오르더니
방문자가 조금씩 줄어들 무렵
이글루스 운영자께서 뉴스레터로 발송하시는 바람에 다시 방문자가 증가하고,
며칠 뒤에는  DC인사이드오늘의 유머에서도 보고 방문하시는 분들이 생겼었다.

한동안 방문자님들로 인한 정신적 호사를 누리고 있다 보니
예전에 고기 매니아들을 위한 고기굽기 게임을 구상해 두었다가
상상이 너무 깊고 넓게 진행되어 나가는 바람에
포스팅할 분량이 너무 많아서 미뤄두었던 것이 생각이 났다.

구상한 게임은 일종의 타이쿤류의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
고기를 맛있게 굽기 위해 고기 다루는 법과 불판 다루는 법,
불 조절하는 법, 그리고 함께 먹고 있는 사람들을 배려한는 법들을 잘 수행했을 때
차츰 높은 난이도의 레벨로 올라가면서 궁극적으로는 재미와 함께
고기를 잘 구울 수 있는 실제 스킬을 입수하게 하는 게임이다.

전체 시나리오의 스토리 라인은 직장인의 눈높이에 맞춰서
고기를 잘 구워서 직장에서 승진하고 가정생활도 행복해진다는 내용으로
게임 제목을 짓는다면 시마과장을 패러디한 고기과장 정도로 할까 생각해 두었다.

고기를 잘 굽는게 목표인 게임이라고 하면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일부는 이 게임을 기억할런지도 모른다.
※ 야키니쿠 고기굽기 게임(http://rocarlo.tistory.com/305)

2001년쯤 발견한 게임인데,
발견하기 전부터 이런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지나치게 단순해서 다음과 같은 규칙만 지키면 쉽게 클리어할 수 있었는데,
말하자면, 고기의 한 면이 5초씩 구워지도록 하면 된다는 것이다.
1초씩 간격을 두고 4점의 고기를 불판에 순서대로 얹는다.
4점째 고기를 얹고 1초 뒤 처음 얹은 고기를 뒤집는다
1초씩 간격을 두고 4점의 고기를 모두 뒤집는다
4점째 고기를 뒤집고 1초뒤 처음 얹은 고기를 접시로 덜어낸다
계속 반복.
위와 같이 하기만 하면 게임 클리어는 누워서 떡먹기다.

내 공상의 게임은 이 게임을 모티브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러모로 보다 더 정교하고 시나리오상의 감동과
멈출수없는 고기를 향한 열망을 불러일으키도록 기획되었는데,
그 게임의 시나리오를 간략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여러분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게임 시나리오

  • 장면 1
    • 레벨 별명
      • 백수탈출
    • 상황
      • 취업이 잘 안되어 고민인 주인공은 울적한 맘에 혼자 삼겹살 집에 가서 고기를 구워먹기 시작하는데...
    • 클리어 조건
      • 단순한 고기 뒤집기 스킬을 연마한다.
      • 고기는 한번만 뒤집어야 육즙이 살아있다
      • 먹는 속도에 맞춰서 적당량의 고기를 불판에 얹는 것이 관건
      • 다 구워진 고기는 접시에 덜어내는 것이 아니라 바로 먹는다. 고기를 불판에서 집어내면 '씹기'게이지가 표시된다.
      • 설익지도 않고 타지도 않은 고기를 많이 먹어서 총점이 목표치를 달성하면 클리어.
      • 단, 총 2인분을 먹기 전에 목표 총점을 달성해야 한다.
    • 클리어 후 이벤트
      • 맛있는 고기를 충분히 먹어서 기분이 좋아진 주인공은 미소를 짓고.. 마침 고기집 주인과 옆자리에서 독대를 하고 있던 대기업 상무가 주인공에게 다가와 이야기한다
        • 고기집 주인은 명예퇴직한 대기업 이사로 설정
        • 대기업 고위간부가 그래서 가끔 찾는 고기집이였다는 설정
      • "자네의 고기굽는 솜씨를 보니 큰 기업에서 일할만한 인재로 보이네."라고 말하며 명함을 주면서 내일 회사로 와서 면접을 보라고 추천
      • 기뻐하는 주인공
  • 장면 2
    • 레벨 별명
      • 술자리 면접
    • 상황
      • 면접을 본 주인공은 면접의 주 일정으로 팀장과 독대로 술자리 면접을 갖게 되는데...
    • 클리어 조건
      • Level 1의 기본 기술은 모두 사용해야 한다.
      • 두 사람이 먹고 있다는 점이 난이도 상승 요인
        • 팀장은 중간중간 이야기하며 먹는 속도가 다소 불규칙
        • 주인공도 팀장의 질문에 대답을 하는 동안에는 먹을 수 없음
        • 특히 중간중간의 건배 이벤트에는 고기를 뒤집을 수도 없음
        • 먹는 속도를 미리 예측하여 구워야지 고기를 적당하게 구울 수 있다
      • 본인이 맛있는 고기를 먹는 것도 점수에 중요하지만 팀장이 맛있는 고기를 먹어야 호감도 상승으로 클리어 가능
        • 팀장의 고기 만족도가 클리어 조건에 우선됨
        • 고기가 탈 것 같으면 자기가 쪽으로 끌어오고 잘 익은 고기를 팀장쪽으로 보내는 전략 구사 필요
      • 역시 맛있는 고기를 먹은 목표 총점을 달성해야 함 점수는 자신의 만족도와 팀장의 만족도가 모두 달성되어야 함
    • 클리어 후 이벤트
      • 맛있는 고기를 충분히 먹어서 기분이 좋아진 팀장은 주인공에게 입사를 승낙하고 내일부터 출근하라고 이야기함
      • "자네, 고기굽는 솜씨가 보통이 아닌데? 앞으로 잘해보세!"
      • 기뻐하는 주인공
  • 장면 3
    • 레벨 별명
      • 업무 OJT
    • 상황
      • 입사한 주인공은 선배에게 일과중 업무교욱을 받고 퇴근길에 들러 고기를 먹는데... 선배는 대단한 대식가로서, 이번 레벨에서는 불판을 교체할 정도로 고기를 많이 먹는다
    • 클리어 조건
      • 이전 Level의 기본 기술은 모두 사용해야 한다.
      • 적절한 시점에 불판을 교체하는 것이 관건
        • 2인분에 불판 1번. 너무 자주 불판을 교체하면 주인이 화를 낸다
        • 불판을 교체하지 않으면 모든 고기의 만족도가 하강
      • 역시 맛있는 고기를 먹은 목표 총점을 달성해야 함 점수는 자신의 만족도와 선배의 만족도가 모두 달성되어야 함
    • 클리어 후 이벤트
      • 맛있는 고기를 충분히 먹어서 기분이 좋아진 선배는 주인공에게 고기를 잘 굽는다며 일처리도 잘 할 거라고 칭찬
      • "자네, 고기굽는 솜씨가 보통이 아닌데? 앞으로 잘해보세!"
      • 기뻐하는 주인공
  • 장면 4
    • 레벨 별명
      • 박선배와의 술자리
    • 상황
      • 박선배는 삼겹살이 아닌 돼지갈비를 좋아한다. 돼지갈비는 가위를 사용해야 하는데...
    • 클리어 조건
      • 이전 Level의 기본 기술은 모두 사용해야 한다.
      • 고기를 잘라야 한다는 것이 난이도 상승 요인
        • 고기는 적당히 익은 다음 잘라야 한다.
        • 고기의 크기가 너무 크거나 작으면 만족도가 하강
        • 얹고, 뒤집고, 자르는 타이밍이 매우 중요!
      • 역시 맛있는 고기를 먹은 목표 총점을 달성해야 함 점수는 자신의 만족도와 선배의 만족도가 모두 달성되어야 함
    • 클리어 후 이벤트
      • 맛있게 고기를 먹고 나오는데 야근 후 퇴근하는 같은 팀의 여성인 김선배를 마주침 주인공은 첫눈에 김선배에게 반함
      • "~씨 고기 잘 굽는다고 소문이 자자하던데요? 기회있으면 함께 식사해요."
      • 기뻐하는 주인공
  • 장면 5
    • 레벨 별명
      • 팀회식
    • 상황
      • 팀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여 단합 회식을 하는데.. (주인공이 앉은 자리에는 주인공 포함 4인이 함께 고기를 먹는다)
    • 클리어 조건
      • 이전 Level의 기본 기술은 모두 사용해야 한다.
      • 여러 사람이 먹고 있다는 것이 난이도 상승 요인
        • 사람마다 좋아하는 고기 익힘 정도가 다르다
          • 설익은 고기도 먹어치우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많은 양의 고기를 불판에 올려서 많이 익은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먹을 기회가 생기도록 한다
          • 좋아하는 익은 정도에 맞게 사람 앞으로 고기를 밀어주는 전략 필요
          • 급한 경우 고기를 젓가락으로 눌러서 익는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지만 이런 경우 육즙이 빠져나가서 만족도가 급감
        • 사람마다 먹는 속도가 불규칙하다
        • 사람마다 선호하는 고기 크기가 다르다
        • 랜덤하게 팀장의 건배제의 이벤트 발생
          • 잔을 들고나서 일장연설을 함
          • 이동안에는 씹는것만 가능하고 고기에는 손댈 수 없음
      • 본인이 맛있는 고기를 먹는 것도 점수에 중요하지만 모든 사람이 고기를 먹어야 호감도 상승으로 클리어 가능
      • 역시 맛있는 고기를 먹은 목표 총점을 달성해야 함 점수는 자신의 만족도와 함께 먹은 사람의 만족도가 모두 달성되어야 함
    • 클리어 후 이벤트
      • 맛있는 고기를 충분히 먹어서 기분이 좋아진 사람들은 주인공을 칭찬하고, 특히 마음에 두고있던 여성인 김선배가 주인공에게 호감을 드러냄
      • "~씨 고기 잘먹었어요. 다음에 제가 술한잔 살게요"
      • 기뻐하는 주인공


이후의 시나리오는 바이어 접대, 사장님 접대,
회장님의 사모님을 공략하라 등등의 다양한 상황에서 진행되며,
고기를 잘 굽는 것을 무기로 인맥을 형성하고 신뢰를 받고
결국 매번의 클리어 이벤트를 통해 승진하여 직급이 올라가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결국 결혼도 하고 집들이 고기굽기 상황도 무사히 마치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영유하지만,
중년이 되어 아내가 바람이 나고, 주인공은 아내의 상대 남자에게 고기를 구워주고
고기굽는 솜씨로 그사람을 감동시켜서 슬기롭게 위기를 헤쳐나가기도 한다.

레벨이 올가가면서 숯불구이 편에서는
불이 약해지면 불을 교체해야하는 클리어 조건도 발생하는 등
이후의 레벨에서도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다양한 굽기 스킬이 필요한 난이도로 발전한다.

결국 엔딩에 도달하면 주인공은 대기업의 회장이 되어 지난날들을 회상하면서
'이제 나도 남이 구워주는 고기를 먹어보고 싶다'고 독백하는 씬으로 마무리.


혼자서 게임 시나리오를 생각하다보니 내용이 너무 방대해져서
실제로 한 번 만들어보려는 현실과는 너무나 멀어져버렸지만,
이렇게라도 세상에 내보여서 다같이 한번 웃고 넘어갈만한 내용이라
기회를 빌어 이렇게 포스팅을 해본다.
게임으로 만들면 곧 망할 지 모르지만, 만화로 만들어도 그럴듯하지 않을까? ^^

맛있는 고기를 모든 사람들이 맛있게 구울 줄 알게 되는 그날까지
고기 매니아 푸른달팽이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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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달팽이 | 2008/07/20 22:37 | 푸른이야기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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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etssyum at 2008/07/21 01:11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발매된 옛날 게임중에 고기 굽는 게임이 이미 있었습니다 OTL
타이틀이 아마 야키니쿠부교였던가 그랬을 겁니다..

게이머가 알바입장에서 손님들 취향(좋아하는 고기 부위나 야채, 익은 정도)에 맞게
이것저것 구워서 가져다바치는 내용이었는데, 정해진 시간에 되도록 많은 손님들을
만족시켜서 목표점 따내는 게 목적이었다능...
Commented by 푸른달팽이 at 2008/07/21 18:20
그런 게임이 있었군요 ^^;
PC판 있나 찾아보는데.. 못찾겠네요 해보고 싶은데;;
Commented by 마미포니 at 2008/07/21 01:32
저 게임은 나도 해봤었어 ~고기굽기 게임 ^^
하다보면 조금 짜증은 나더라만은.. 맛있게 구워진 고기를 보면서 추르릅..침을 흘리기도...

음... 게임시나리오라.. 왠지 끌리는데?
Commented by 푸른달팽이 at 2008/07/21 09:31
배고플때 대리만족으로 시작하다가
더 배고파지는 게임이지 ^^
Commented by 시수리 at 2008/07/21 20:36
어쩐지 이제는 이사가 되버린 시X 코X쿠 씨가 생각나는군요 :)
Commented by 푸른달팽이 at 2008/07/22 11:14
시마 이사 말이죠? ^^
Commented by 아적 at 2008/07/25 17:34
기뻐하는 주인공 ㅋㅋㅋ
Commented by 푸른달팽이 at 2008/07/25 17:49
^^
Commented by 명수형 at 2009/02/14 02:08
야!~저이거기억나요!~그리고여기서야키니쿠고기굽기게임도최고였었죠~옛날께생각!~
Commented by 푸른달팽이 at 2009/02/14 18:31
옛날 생각나지요^^
Commented by 데빌 at 2009/05/07 16:58
후훗 저도 아거 옛날에많이했는데 지금도 있나요?
Commented by 푸른달팽이 at 2009/05/07 17:00
링크 따라가보시면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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