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안에 있는 사람 상자밖에 있는 사람

동아리 후배가 극찬했다면서 부인이 집에 사두었던 책.
뭐, 그렇고 그런 리더쉽 처세술책이라고 생각했었다,


언젠가 한 번 꺼내서 읽어보고서는
"뭐야 이런 억지가 다있어?"하고...
이 책을 쓴 사람은 진짜 회사,  특히 우리나라의 회사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군
하고 생각했었다.


게다가 "아빈저 연구소"라고?
프랭클린 플래너처럼 컨설팅으로 사업하는 리더쉽 컨설팅 회사인가보군하고
그저 이 책이 다단계 회사의 안내서 수준 정도라고만 생각했었다,

리더십과 자기기만
아빈저연구소 지음, 차동옥.서상태 옮김 / 위즈덤아카데미
나의 점수 : ★★★★★

우왕ㅋ굳ㅋ



하지만, 지지난주, 동원 예비군 훈련을 떠나면서
전투복 주머니에 들어갈만한 크기에, 3일동안 읽을 만큼 충분히 지루한 책을 찾다가
나는 얼떨결에 이 책을 들고 나가게 된다.


예비군 훈련장에서 틈날때마다 열어서 조금씩 읽어 나가는데...
얼마나 짜증이 확 밀려오던지~!

처세술책이면 처세술책답게 설명을 하고 예를 들고 반복하고 할 일이지
소설처럼 꾸며둔 플롯에 왜이렇게 등장인물 이름은 낯선지.
성선설에 입각해서 세상을 바라보라는 듯한 약해빠진 소리들에다가
주인공은 막상 별 필요없을 때에는 상당히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다가
정말 비판적이어야 할 때는 '아, 정말 그렇구나~!'하면서 얼렁뚱땅 넘어가고...

정말 예비군 훈련이 아니었으면 절대로 절대로 다 읽지 않았을 책이다...



그런데 말이지....

책을 다 읽고, 예비군 훈련도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신기하게도, 이 책의 내용들이 갑자기 머리속에서 구조화되기 시작했다...

사람을 대상으로 보지 말고, 하나의 인간으로 보아야 한다.
사람을 대상으로 보는 순간 나는 세상과 나를 왜곡하는 기만을 한다.
그러한 자기 기만은, 상호작용을 통해 마음속의 전쟁을 공모하고,
아무런 소득도 없이 모든 것은 나빠지기만 할 뿐이다.


이 책은 리더쉽 책도 아니고 처세술 책도 아니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비뚤어진 방법을 고쳐나가도록,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실존주의 철학의 응용서였다.

왜 우리는 "디워"의 주제를 가지고 논쟁할 수밖에 없었는지,
나는 왜 퇴근길마다 죽을 듯한 피로를 느껴야 했는지,
구글은 왜 "Don’t be evil"의 모토를 가지고도 성공할 수 있는 지,
어떻게 해서 우리들은 사람들을 덩어리로 보고 맹목적으로 공격하고
그로인해 그들이 우리를 공격하도록 공모하는지....


내가 어릴 적 읽었던 책에서 소개했던,
사람의 마음을 병들게 하는 마음속의 그렘린이란 무엇인지..
성서에서 내가 배웠던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꿈꾸는 가정을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연습했던 것이 무엇인지..

모든게 서서히 명확해지기 시작했다.


좋은 책이다.
처세술책도 아니고, 리더쉽책도 아니고, 그냥 좋은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어떻게 해서 상자밖으로 나오게 되었는지도 모르게 나는
상자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아직은 두렵고 쑥스러워서 상자안팎을 들락거리면서 경계하고 있지만,
이제 적어도, 내가 하는 행동이 상자 안의 행동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상자 밖에 있는 것이 궁극적으로 평화로 이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것을 느낄 지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세월이 지난 후에도 내가 이 책의 내용을 기억할런지도.
(하지만 부디 기억하고 실천하기를!)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길게 쓰여진 책.

좋은 책이다.

by 푸른달팽이 | 2007/11/12 23:55 | 리뷰로그 | 트랙백(1) | 핑백(3)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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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oneoftea's m.. at 2008/10/05 18:02

제목 : 궁시렁의 생각
음.. 좀어려운책인거 같은 평인데.. 보고 싶군요... 푸른 달팽이의 푸른 이야기 : 상자안에 있는 사람 상자밖에 있는 사람...more

Linked at 푸른 달팽이의 푸른 이야기 :.. at 2008/09/22 23:29

... 있다.한 번 읽고 서재에 꽂아둘 책이 아니기에,앞으로 몇번이고 이 책을 반복해서 읽을 생각이다.다만, 계속 한 책만 읽으면 재미없으니, 이 책의 효용과 비견되는"상자속에 있는 사람, 상자 밖에 있는 사람"과 번갈아가며 읽을 계획이다. ... more

Linked at 푸른 달팽이의 푸른 이야기 :.. at 2008/09/28 21:26

... 한다고 이야기해주기보다는 훌륭한 리더의 모습은 이런 것이다 하고 설명하는 식이라서, 마음을 울려서 자기 리더십을 생각하게 하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나 "리더십과 자기기만"에 비해서는 조금 부족한 느낌. 어쨌든 이로서 3개월간의 리더십 교육과정을 마쳤는데, 종합 감상이라면...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는 이래저래 이해가 좀 가는데.. ... more

Linked at 푸른 달팽이의 푸른 이야기 :.. at 2008/12/29 17:14

... 리더십과 자기기만</a>"에 따르는 사람들과의 관계 변화그리고 꾸준한 독서와 공부를 통한 지식 습득이었다.소중한 것 먼저하기에 따라서 연초의 휴가를 이용해 나 자신을 돌아보는 중요한 시간을 가지는 것을 시작으로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숙고한 끝에 매경휴넷 MBA과정도 입과했고가족과의 시간도 더 많이 가지게 되었으며,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고웹 프랭클린 플래너나 프랭클린 플래너 폰에도 관심을 가졌었다.2007년 말에 읽었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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