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war 보러 갈거다. by 푸른달팽이



말 많은 D-War를 내일 보러 간다.

디워가 어떻다느니 심형래가 어떻다느니 하는 이야기에는
사실 그다지 관심을 끊고 싶은데,

처음부터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영화라서
보러 가게 된 입장에서는
심형래와 디워에 대해 비판적이다 못해
디워를 재밌게 보았다고 하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입장의 글들을 보면
살짝 짜증이 나려고 하는 기분이다.

재미없게 봤으면 재미없게 느낀거지,
재미있게 본 사람들이나 재미 있게 보려는 사람들에게
'한심하다'는 투의 글은 별로 보고 싶지 않다.
(역으로 재미없게 본 사람들한테 '한심하다'고 하는 글도 싫은건 매한가지)


문제가 자꾸 커지는 것은 서로의 피해의식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디워가 재미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재미 없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밀양"을 보고 '정말 명작이다'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고, 지루하고 재미 없을 수도 있다.
트랜스포머를 보고 재미있다고 느낄 수도 있고, 스토리가 빈약해서 허접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밀양을 보고 재미없다는 사람들에게
'넌 예술영화 감상할 내공이 안되니 헐리우드 블럭버스터나 봐라'
밀양을 보고 재미있다는 사람들에게
'이해도 안가는 영화 보고 나서 영화좀 볼 줄 아는 척 겉멋들지 마라'
이런식으로 상대방의 감상에 대해서 이상한 잣대를 들이대며 자극좀 안했으면 좋겠다.

재미있고 없고는 그저 개인적인 감상일 뿐인데,
이 논쟁 안에는 분명 상호간의 피해의식이 있는 것 같다.
'내가 이 영화를 비판하면 사람들이 나를 애국심이 부족하다는 등으로 공격 하겠지?'
'내가 이 영화를 좋다고 하면 잘못된 감정에 따라 비판의식에 눈이 멀었다고 하겠지?'

디워 좋다 나쁘다 글을 보고 있자면,
재미있고 없고를 떠나서 자신의 감상에 대해 정당성을 확보하고
다른 사람이 공격해올 것에 대해서 열심히 방어하는 내용 투성이이다.
그리고 끝에는 '공격하려면 해라, 그래도 내가 느낀 것은 내가 느낀거다.'를 잊지 않고 덧붙인다.

사람들은 피해의식에 의해 가상의 적을 만들어놓고 싸우고 있고,
어이없게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선제공격해둔 말들이
상대방의 기분을 자극하게 되고 그 상대방이 더 큰 피해의식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무한반복.

지금의 상황을 보면, 양쪽 사람들 모두가
'나는 약자의 그룹에 속해있다. 강자들이 공격해오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약자의 편에서 노력을 통해 업적을 일궈낸 심형래님의 영화를 공격한다.'의 편과
'디워가 재미없다고 하면 비뚤어진 애국심을 강요하는 대다수의 풍토 때문에 약자인 건전한 비판세력이 공격당한다'의 편으로 나뉘어 싸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난 재미없어도 재미있게 보고 올거다..
돈내고 보러 갔는데 재미없어도 재미있게 봐야지.

괜히 영화보기 전에 글들을 많이 봐서
단순히 눈요기로 보면서 즐기면 되는 영화를
사회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봐야 되는 상황이 그저 착잡할 뿐이다.



덧글

  • 장둥주 2007/08/05 11:59 # 삭제

    저희도 오늘 오후에 예매했어요. ㅎㅎ
  • 예지맘 2007/08/05 21:03 #

    영화는 영화일뿐.. 재미있다고 느끼면 재미있는거구..없다고 느끼면 없는거고..
    안봤다고해서 비문화인이거나 애국심 결여인 사람이 되는 것도 웃기고..

    애니매이션 플래쉬 (작년개봉)를 보다가 무섭다고 결국 뛰쳐나간 예지가 레지던트 이블 2은 즐겁게 보는 일도 있었고...

    그냥...그때 그때.. 느낌대로 기분대로 보면 안되는건지...



    (......우뢰매 보려구 극장앞에 줄서있다가 니가 너무 춥다고 엉엉 울었는데..
    그래도 결국엔 봤던거..기억나지?)
  • 푸른달팽이 2007/08/05 22:15 #

    예지맘님// 그건 우뢰매가 아니라 '혹성로봇 썬더-A'였고.. 대한극장이었고.. 결국 영화 봤어.
  • 예지맘 2007/08/06 02:48 #

    썬더 -A였던거야..? 난 지금껏 우뢰매로 기억하고 있었다...-ㅂ-
  • 푸른달팽이 2007/08/06 10:45 #

    예지맘님// 내가 춥다고 운게 창피해서 여태껏 말은 안했지만-_-;
    동생 추워 죽겠다고 우는데 꼭 영화 보겠다는 일념하에 참으라고 해서 결국 영화를 보는 집념 -_-b
  • 예지맘 2007/08/06 19:43 #

    어이...나 초등학교 4학년때 영화 단체 관람할때..너 데리구 (아빠의 강요로.ㅠㅠ)선생님께 동생 데려왔다고 데려가야된다구 말씀드리고...(무지 창피했음)

    내 덕분에 정윤희 누드 봤잖앙?
    고맙지? 캬캬
  • 푸른달팽이 2007/08/07 01:13 #

    예지맘님// 정윤희가 누구야? -.-; 기억 안난다는
  • 푸른달팽이 2007/08/07 02:17 #

    아르카디아님의 트랙백을 보고//

    영화를 보고 왔는데, 재미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하지만,
    신용카드 할인에 캐쉬백 할인도 받고 해서 인지 아닌지
    돈이 아까울 정도는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혹시 제가 어느 쪽인가를 지지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재밌다"쪽을 지지하겠습니다.(이유는 그냥 재밌어서^^)
    하지만 "재미없다"는 쪽을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송감독이나 김조대표에 대해서는
    과거에 쓴 글들이 들춰지면서 상당히 난감할 것이라는 생각에
    그분들의 당황스러움이 전해져 오는듯 하여 안타깝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평소에 말조심 글조심 신경 더 써야겠다는 생각?)
  • 에스메랄다 2007/08/10 12:55 # 삭제

    재미있으면 그만입니다.
    다만 너와 내가 다름을 차이가 아니라 차별로 몰고 가는 이들이 문제인것이지요. ^^
    졸글에 트랙백 감사합니다. ^^
  • 푸른달팽이 2007/08/10 19:25 #

    에스메랄다님// 제가 트랙백을 드렸었나요? 저한테 트랙백을 거신거 아니에요??
    잘못 클릭하시고 저한테 잘못답글다신듯^^ 순간 당황했습니다.
    저야말로 졸글에 트랙백 감사합니다.